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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9/08/27 23:3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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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
게브르셀라시에에게는 35km의 '벽'이 없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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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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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9월 25일)이면 마라톤 세계기록 보유자 하일레 게브르셀라시에 선수가 다시 베를린 마라톤에서 세계기록에 도전한다. 그는 07년 2:04:26으로 세계기록을 수립했고 다시 1년후 2:03:59로 자신의 기록을 경신하며 세계기록을 수립했다. 올해 사무엘 완지루의 사망으로 두 사람의 대결을 영원히 볼 수 없게 되어 아쉽지만, 과연 그가 올해 다시 세계기록을 수립할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매우 높다. 한 운동생리학자가 하일레 게브르셀라시에에게는 마라토너라면 누구라도 만나게 되는 35km의 '벽'이 없었다는 글이 있어 소개한다. (운영자)
08년 9월 베를린마라톤에서 에티오피아의 하일레 게브르셀라시에가 2시간 3분 59초라는 경이적인 세계기록을 수립했다. 과연 마라톤 기록은 어디까지 단축될 것인가? 대기록이 탄생하면 반드시 기록의 한계, 미래 예측이 나오곤 한다. 하지만 필자가 주목한 것은 이 기록이 가진 과학적 의미이다. 종래 과학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것이 있기때문이다.
주목해야 할 것은 레이스 패턴이다. 아래 그래프는 게브르셀라시에가 수립한 10000m(3회)와 마라톤 세계기록(2회)의 스플릿타임(구간기록)을 비교했다. 잘 알려진대로 그는 1만m에서 올림픽 2연패, 세계육상선수권 4년패하고 그 후 마라톤으로 전향했다. 그래프의 세로는 스플릿타임(1km당 페이스), 가로는 주행거리이지만 두 종목을 함께 나타내기위해 상대값(%)으로 표시했다.
이렇게 하여 거리의 축을 합쳐 비교하면 레이스패턴이 두 종목에서 모두 닮아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마라톤에서도 마지막 스퍼트를 발휘하고 있는 것이 특히 흥미를 끈다. 게브르셀라시에에게 국한되지 않고 최근 케냐나 에티오피아의 선수들의 마라톤 레이스를 보면 레이스 패턴이 공히 전반보다 후반이 빠른 네가티브 스플릿을 지향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 페이스업형(후반가속형)을 과학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쉽지 않다.
마라톤에서 특히 에너지공급 효율이 기록을 결정한다고 여겨져왔다. 대회전반에서는 주로 글리코겐을 사용하고, 후반에는 축적된 글리코겐이 고갈되기 때문에 지방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한다는 것은 대부분의 마스터스 달림이들도 잘 알고있는 사실이다. 저장 글리코겐이 바닥을 보이고 이것이 피로를 불러 기록을 결정한다는 것이 종래 마라톤의 생리학적 설명이다.
 그래서 "마라톤은 35km부터 승부다"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30-35km에서 갑자기 힘이 빠지고 페이스가 뚝 떨어지는 것을 경험한 달림이들이 많을 것이다. 영어에서 이를 "hit the wall(벽에 부딛히다)"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마치 35km에서 에너지의 벽이 존재하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 이 벽을 어떻게라도 극복하려고 다양한 전략으로 준비하지만 다소의 페이스다운은 피할 수 없다. 그래서 후반에 기록이 떨어지는 페이스다운형이 지금까지의 마라톤에 대한 일반적인 생각이다.
여기서 게브르셀라시에의 레이스패턴을 되돌아보면 매우 단순한 의문이 생긴다. "왜 에너지가 고갈되고 가장 피로가 심한 마지막에서 가장 빠른 스플릿타임을 내고 있는가?"이다.
레이스를 펼치다보니 어쩌다 힘이 남아 마지막 스퍼트를 발휘한 '우연의 산물'이 아니다. 그래프에서 보면 그의 전략을 잘 나타내고 있다. 마지막 스퍼트를 대비하여 조금이라도 여력을 축적한다. 하지만 그 여력은 너무 많아도, 또 너무 적어도 안되며 레이스 전체의 에너지분배를 출발시점에서 예측하고, 그 결과 전체 에너지출력이 최대가 되도록 분배하지 않으면 세계기록은 나오지 않을 것이다.
그런 정밀하고 세심한 레이스가 어떻게 가능할까? 종래의 에너지 소비원리에 근거해서 보면 과학적인 답을 찾을 수 없다. 물론 페이스메이커의 공도 무시할 수 없지만 그것을 포함한 모든 것을 종합한 레이스패턴의 프로그램이 사전에 치밀하게 입력되었다고 생각할 수 있다. 마라톤의 스피드화라는 것은 이 프로그램이 뇌속에 확실히 입력되어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인공 컴퓨터와 같이 쉽게 인스톨(설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전략을 근거로 훈련을 거듭한 결과 가능한 것이다. 인스톨(훈련)이 다르면 네가티브 스플릿인지 포지티브 스플릿인지 프로그램의 내용도 달라진다. 게브르셀라시에의 경이적인 신기록은 그런 경위에서 탄생한 것으로 생각된다.
글 : 이토 시오부(일본 스포츠과학 연구실장, 츠쿠바대학교 재학중 중거리선수로 활약한 바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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