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마라톤시즌을 맞아 마라톤대회가 매주 전국 방방곡곡에서 개최되고 있다. 마라톤의 거리는 42.195km. 이 거리가 차이가 나면 세계 기록이 수립되어도 공인되지 않을 우려가 있다. 그러면 어떻게 105리나 되는 거리를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을까?
공식적으로는 계측원이 거리를 재는 카운터가 부착된 자전거를 타고, 레이스 당일, 그것도 레이스 직전에 코스를 달려 계측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그렇게 할 경우 "느닷없다"고 느껴질지 모르지만 일부 나라에서는 사전에 강철제 줄자를 사용한 "자벌레" 방식으로 꼼꼼하게 예비 계측을 실시하고 다시 자전거로 측정한다고 한다. 자전거로 측정할 때 사전에 직선 400미터의 코스를 2회 왕복으로 달려 오차가 없는가 엄밀하게 체크한 후 사용한다. 이 때문에 현재까지 거리가 길다든가 짧았던 등의 문제는 거의 일어나지 않았다.
물론 코스의 정확성에 대한 해프닝이 전혀 없지는 않다. 세계 최고의 역사를 가진 보스턴마라톤도 1927년 코스가 161m가 짧은 것이 발견되었고, 1957년에도 공사로 인해 1천야드 이상 코스가 짧은 것이 발견되어 기록이 인정되지 않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94년 경주에서 열린 국내 유수대회에서 김완기 선수가 한국최고기록을 수립했으나 코스의 정확도 시비에 휘말려 구설수에 오른적이 있다.
이전에는 거리계측의 국제기준이 없었기 때문에 해외에서는 자동차의 미터기를 사용하는 등 적당히 계측해 세계 기록이 2시간 8분 대였던 시대에 2시간 2분의 "대기록"이 나오는 등 웃지못할 일도 일어났다. 자전거 측정방식이 도입되기 전에는 길이 50m의 강철제 줄자를 사용해 시작부터 골까지 측정하면서 이동해 가는 자벌레 방식으로 계측했었다.
2004년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이 국제적인 거리계측의 지침서를 발표했다. 국제육상경기연맹과 AIMS(Association of International Marathon and Road Races)가 세계기록을 인정하는 규정을 살펴보도록 한다.
우선 세계육상연맹이 공인하는 도로경기에는 10km, 15km, 20km, 하프마라톤, 25km, 30km, 마라톤(42.195km), 100km, 42.195km역전 등 9개 종목이다. 대부분의 대회가 개최하는 5km종목은 도로경기가 아닌 트랙경기라고 할 수 있다.
코스는 IAAF와 AIMS가 인정한 계측관 2명이 각각 독립적으로 측정해야 하고 나중에 이를 크로스체크한다.
또 편도코스에서 출발점과 골인점의 거리가 직선으로 해서 전체 코스거리의 50% 미만이 되어야 한다.(권장사항) 즉 동아마라톤을 예를 들면 출발점인 광화문에서 잠실경기장까지의 직선거리가 직선으로 해서 21km를 초과해서는 안된다는 규정이다.
출발점과 골인지점의 표고차가 0.1%, 즉 42m이상 내려가면 공인되지 않는다.
노상에서 커브도 포함해 갓길로부터 30센치 안쪽으로 들어간 곳을 측정해 간다. 오른쪽 커브로 인코스가 중앙선쪽이 될 때는 중앙선으로부터 30cm 안쪽으로 측정하는 방법이다.
다만 자벌레 방식은 소요되는 인원이나 작업이 힘들고 무리가 따르기 때문에 많은 나라에서 이 방식을 사용하고 있지 않다. 그 대신 캘리브레이터를 장착한 자전거를 사용하는 방식(Calibrated Bicycle Method)이 널리 이용되고 있으며 IAAF나 AIMS도 자전거 방식을 인정하고 있다.
국제육상경기연맹에서 공인받기 위해 국제기준으로 계측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AIMS 계측자격을 갖춘 계측요원이 대회 수일전에 자전거 캘리브레이션 방식으로 코스를 측정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정확성을 기하기 위해 종래의 자벌레 방식으로 거리를 확인한 후 다시 자전거 방식으로 확인하기도 했다. 올해 처음 실시한 도쿄마라톤도 2가지 방식 모두 적용했다고 한다. 일본육상연맹에 의하면「강철 줄자로 계측이 끝난 코스를 다시 자전거로 측정해도 거의 같은 수치가 나온다. 정확정에 있어서는 자전거로도 문제 없다」고 발표한 적이 있다. 줄자를 사용한 계측을 위해서는 20-30명이 걸으면서 실시해야 하고 기간도 이틀이 걸린다고 한다.
한편 자전거 계측도 도중에 신호를 기다리거나 지면에 다리를 짚으면 정확도가 떨어지고, 42.195km를 중간에 내리지 않고 긴 오르막을 달려야 하므로 계측자의 각근력도 필요하다. 따라서 계측요원은 항상 자전거 등으로 이를 감내할 수 있는 근력훈련을 실시해야 한다.
마라톤코스가 공인되는 조건
코스를 새로 측정하여 거리가 부족하면 기록이 공인되지 않는다. 50m의 강철줄자를 사용하여 측정할 경우 844회를 반복하는 작업인만큼 오차도 발생할 수 있다. 그럼 어느 정도의 오차가 허용될까? 풀마라톤의 경우 42m, 즉 0.1%의 오차만 허용된다. 이것은 42.195km에서 플러스 마이너스 42m가 아니라 플러스 42m까지이다. 따라서 42.195km에서 1m라도 부족하면 그 대회의 기록은 공인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어느 마라톤코스도 리스크를 피하기위해 42.195km보다 약간 길게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참고자료 : The Measurement of Road Race Courses, Second Edition, 2004(IAAF)
제 목
공식적으로는 계측원이 거리를 재는 카운터가 부착된 자전거를 타고, 레이스 당일, 그것도 레이스 직전에 코스를 달려 계측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노상에서 커브도 포함해 갓길로부터 30센치 안쪽으로 들어간 곳을 측정해 간다. 오른쪽 커브로 인코스가 중앙선쪽이 될 때는 중앙선으로부터 30cm 안쪽으로 측정하는 방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