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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2/04/25 23: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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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부터 떠오른 건강 화두는 단연 흡연과 비만이다. 특히 30대 중반을 넘어 중년층에 이르면 어느 누구도 섣불리 건강에 대해 장담하지 못한다. 이때 사람들은 ‘운동’에서 해법을 찾는다. 새벽마다 조깅이나 등산을 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새벽운동을 꾸준히 하는 사람들 중 90% 이상이 40대 이상 중장년층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운동이 오히려 해악이 될 수도 있다. 만약 뛰면 뛸수록 점점 체력이 향상되기는커녕 다리에 통증이 오고, 숨이 더 가빠진다면 이는 분명 문제가 있는 것이다.
사람들은 이를 단순한 체력저하나 신경통쯤으로 치부하기 십상이다. 그러나 동맥경화증이나 버거스씨병처럼 말초동맥과 관련된 질환을 앓고 있다면 문제는 자못 심각해진다. 이를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다리 부위의 혈액 흐름이 극도로 나빠져 발가락이 썩고, 결국 팔다리 일부를 잘라내야 하는 최악의 상황까지 갈 수도 있다.
무릇 동맥은 조직에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는 곳이다. 그런데 어떤 원인으로 동맥이 막히면 세포 기능이 현저히 떨어지면서 통증이 생기고, 증상이 악화하면 조직이 썩는다. 특히 급성 증상으로 혈관이 막혔을 때 적어도 8시간 이내에 동맥을 뚫어주지 않으면 조직이 완전히 괴사해 회생이 불가능하다. 이를 동맥경화성 동맥폐색이라고 한다. 한편 버거스씨병은 흡연으로 혈관이 막혀 피부가 괴사하는 질환으로 주로 20~40살 젊은 남성에게서 많이 발견된다. 최근에는 여성 흡연인구가 늘면서 여성 환자도 약 5%를 차지할 정도로 급속히 늘고 있는 추세다.
이런 말초혈관질환은 보통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환자 수가 증가한다. 50살 이상 연령대에서 무려 12~15%가 이 질환을 앓고 있다는 통계도 있다. 게다가 자각증상 없이 진행되는 예가 많기 때문에 운동중에 뜻밖의 횡액을 입기도 한다.
대개 이런 질환은 운동과 담을 쌓은 중년층이나 하루종일 앉아서 근무하는 사무직 종사자들에게 많다. 특히 흡연, 당뇨병, 고혈압, 비만, 고지혈증 등은 말초혈관질환을 일으키는 전형적인 위험인자다.
따라서 다리가 아플 때는 섣불리 자가진단을 내리기보다는 전문의에게 정확한 진단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 하지 동맥경화증은 조기에 발견하여 치료를 시작하면 거의 100% 가깝게 완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50살 이상의 흡연자나 당뇨병 환자, 고혈압 환자는 이런 증상이 생겼을 때 지체하지 말고 진단을 받아야 한다.
말초혈관질환을 예방하려면 우선 콜레스테롤 수치를 줄이는 것이 급선무다. 담배 역시 끊는 것이 바람직하다.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비만 등 성인병의 위험요인을 철저히 배제하는 것도 중요하며, 이미 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에도 증상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또 말초혈관질환을 앓는 사람들은 피부에 작은 상처만 생겨도 궤양으로 발전할 수 있으므로 피부에 흠집이 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그리고 운동이나 부상 등으로 환부에 통증이나 궤양이 심할 때는 쉬면서 호흡을 고르는 지혜가 필요하다. 아울러 급작스런 온도차에 노출되거나 약물을 습관적으로 복용하는 등 혈관을 수축시키는 상황을 되도록 삼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글 김해균/ 영동세브란스병원 흉부외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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