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km지점부터 40km에 걸쳐 달림이의 고통은 최고조에 달한다. 자신이 가진 기술과 지식을 모두 구사하여 골인지점까지 달려가도록 하자.
레이스에 대해 자주 질문을 받는 것이 '언덕달리기 요령'이다. 그 중에도 오르막을 싫어하는 달림이가 많다. 코스에 오르막이 나타나면 우선 팔을 내린다는 느낌으로 약간 팔꿈치를 펴도록 한다. 팔흔들기의 각도는 자동차의 기어와 닮아 있다. 팔꿈치를 펴줌으로써 회전수는 적어지지만 보다 큰 파워를 하반신에 전달할 수 있다. 즉, 차로 말하면 기어를 낮춘 상태가 된다. 거꾸로 뒤꿈치를 굽혀 각도를 좁게 하면 파워는 적어지지만 회전수는 빨라진다.
또 다리힘을 최대한 살릴 수 있도록 다리가 언덕에 접지할 때 발바닥 전체가 지면에 닿도록 제대로 된 착지를 의식하도록 하자. 그 만큼 편안하게 언덕을 달릴 수 있게 된다.
단, 급한 경사가 있는 코스에서는 사용하는 힘의 비율만큼 나아가는 스피드가 올라가지 않는다. 이럴 때는 억지로 달리지 말고 빠른 걸음으로 걷는 것도 좋다. 걸어도 스피드는 달리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상태로 체력과 각력을 상당히 절약할 수 있다.
한편 내리막의 경우는 몸을 뒤로 젖히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 언덕의 경사에 맞춰 가능한 한 몸을 수직을 유지하도록 약간 앞으로 굽힌 자세를 취하고 의식적으로 보폭을 좁혀 달리도록 하자. 스트라이드가 짧다고 느낄지도 모르지만 실제는 언덕을 내려가는 운동(관성)에 의해 자연히 보폭이 넓어지는 경향이 있다.
내리막에서 주의해야할 또 한가지는 브레이크를 거는 달리기가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스피드를 떨어뜨리는 것을 너무 의식하면 허벅지 앞쪽에 스트레스가 주어지게 된다. 레이스후반에 접어들면 이러한 피로의 축적이 큰 손상이 되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레이스 후반에 자주 지적되는 자세의 주의점이 '허리가 내려가는' 것이다. 허리가 내려간다는 것이 어떤 자세인지 금방 와닿지 않는 달림이도 있을지 모르겠다.
핵심은 체간을 사용하여 달리는 것이다. 달릴 때 꼭두각시 인형과 같이 머리 정수리에서 실로 늘어뜨린다는 느낌을 유지하면 된다. 복근과 배근에 균형있게 힘이 들어간 상태가 이상적이다. 이 부분에 힘이 제대로 들어가지 않고 상반신이 새우등같이 굽어지면 허리가 떨어지기 쉽다. 상체의 자세를 바로잡는 것이 핵심이다. 상반신, 특히 어깨는 긴장을 풀면서 배에 힘을 넣게 되면 허리가 떨어지지 않는 자세로 달릴 수 있게 된다.
마라톤은 자연과의 싸움이기도 하다. 경험과 상상을 살려 미리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더위에 대해서는 앞에서 언급한대로 가능한한 급수로 극복하도록 한다. 세심하게 '마셔주는' 수분보급과 '끼얹는' 냉각효과를 병행하면서 극복하도록 한다.
날씨도 벽으로 작용
추위에는 복장으로 대처하도록 한다. 출발전에 추위를 느껴도 달리기시작하면 바로 몸이 데워진다. 큰 비닐봉투(세탁소비닐 등)를 덮어쓰거나 팔토시를 끼고 있다 도중에 벗어 버릴 수 있는 것들을 착용하여 출발하는 것도 생각할 수 있다. 피부가 노출되는 부분에 약용 올리브유를 바르는 것도 추위대책으로 효과적이다.
비에 대해서는 그다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탈수증상을 일으킬 걱정도 줄어들기 때문에 약간의 비는 오히려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비가 온다고 해서 방심하지 말고 물을 자주 마셔 몸속의 수분이 부족해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문제가 되는 것은 바람이다. 특히 맞바람이 강하면 체력의 소모가 심해진다. 복근을 의식하며 몸을 앞으로 굽혀 달리는 것이 최선이지만 가능한 한 앞을 달리는 달림이의 뒤에 붙어 바람을 피하면서 무리하지 않고 페이스를 유지하는 것도 테크닉의 하나다. 일명 드래프트주법이다.
또 뒷바람의 경우도 위험이 따른다. 자신이 나아가는 스피드와 같은 정도의 뒷바람이 불 경우 상대적으로 무풍상태가 된다. 마치 트레드밀(러닝머신) 위에서 달리는 것과 같은 상태가 되고 몸에 열이 방출되지 않아 매우 더워지는 느낌이 든다. 많은 수분을 섭취하고 몸에 끼얹는 등 오버히트가 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인다.
물집이나 경련(쥐) 등의 문제도 마라톤에는 항상 발생하는 것들이다. 물집은 로면의 단단함이나 주법의 균형이 무너진 경우나 익숙하지 않은 신발 등이 원인으로 생기는 저온 화상의 일종이다. 물을 끼얹는 것으로 다소 완화할 수 있으나 그것도 일과성에 지나지 않는다.
경련은 근피로의 축적이나 나트륨부족이 주요한 원인인 경우가 많다. 이들은 한번 증상이 발생하면 대회중에 치료하기가 매우 어렵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예방'이다.
물집이 잘 생기는 달림이는 미리 바셀린 등을 바르거나 일회용밴드를 붙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경련이 잘 발생하는 달림이라면 일찌감치 염분을 적절히 섭취하고 바나나를 조금씩 자주 먹어두는 것도 한 방안이다. 무엇보다도 문제가 발생하기전에 미리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
마스터스 달림이에게 있어 '완주'가 최대의 목표인 경우가 많다. 중도포기만큼은 피하고 싶을 것이다. 구간별 제한시간에 걸려 대회를 중단할 수 밖에 없는 것은 중도포기라고 말할 수 없다. 춘천마라톤 처럼 제한시간이 6시간으로 여유가 있는 대회라면 다소 걷더라도 참고 달리면 제한시간내로 골인할 수 있다. 반대로 제한시간이 엄격한 대회(대부분 오랫동안 교통통제가 어려운 서울도심대회)에서 중도포기해야 한다면 뒤에 회수버스가 따라오기때문에 이를 이용하면 된다.
문제는 진짜 '중도포기'의 경우이다. 즉 스스로 본인의 의지로 '대회를 중단할 수 밖에 없는' 극단의 선택을 하는 것이다. 탈수증상이나 내장질환 등 몸의 내부에 문제가 발생한 경우에는 생명과 연관된 경우도 있으므로 무리하지 않는 편이 좋다.
또 보행이 곤란한 정도의 통증이 발생하여 이제 한 발짝도 움직일 수 없는 상태라면 중도포기를 생각해야 한다. 특히 다음 대회가 정해져 있는 경우 등 여기서 무리를 하지않아도 될 때는 무리해서까지 골인할 필요가 없을지도 모른다.
먼 거리를 달리는 마라톤을 즐기기 위해서는 되돌릴 수 없는 큰 부상이나 부상은 피해야 한다. 몸의 컨디션 악화나 부상의 경우 자기자신의 신체와 잘 대화하면서 최종적인 판단을 내리도록 한다.
한편 중도포기는 달림이 스스로 선택하는 궁극적인 '패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쉬운 생각이나 후회가 많이 남을 것이다. 그리고 한 번 포기하면 그 다음에도 잘 포기해버리는 버릇이 생기기 쉽다. 완주야 말로 마스터스 달림이들의 최대 승리이다. 그것을 잊지말고 중도포기는 마지막 수단으로 자신이 현명한 결단을 내려야 한다.
글 : [마라톤 레이스 필승법] 김철언(재일교포 마라톤코치, 일본육상경기연맹 강화위원)
날개
완주 자체가 마스터스의 승리입니다.
그렇더라도 생명과 바꿀 수는 없는 만큼, 그 상황에서는 중도 포기 함이 당신이 승리하는 길입니다.
제 목
레이스에 대해 자주 질문을 받는 것이 '언덕달리기 요령'이다. 그 중에도 오르막을 싫어하는 달림이가 많다. 코스에 오르막이 나타나면 우선 팔을 내린다는 느낌으로 약간 팔꿈치를 펴도록 한다. 팔흔들기의 각도는 자동차의 기어와 닮아 있다. 팔꿈치를 펴줌으로써 회전수는 적어지지만 보다 큰 파워를 하반신에 전달할 수 있다. 즉, 차로 말하면 기어를 낮춘 상태가 된다. 거꾸로 뒤꿈치를 굽혀 각도를 좁게 하면 파워는 적어지지만 회전수는 빨라진다. 
물집이나 경련(쥐) 등의 문제도 마라톤에는 항상 발생하는 것들이다. 물집은 로면의 단단함이나 주법의 균형이 무너진 경우나 익숙하지 않은 신발 등이 원인으로 생기는 저온 화상의 일종이다. 물을 끼얹는 것으로 다소 완화할 수 있으나 그것도 일과성에 지나지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