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기록은 어떨까? 작년 남자 완주자의 중간기록(median time)이 4:13:59, 여자의 중간기록이 4:38:44였던 반면, 올해의 중간기록은 남자가 4:18:12, 여자는 4:43:02로 나타나 남자는 4분 13초, 여자는 4분 18초 늦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올해 제한시간이 6시간으로 늘어남에 따라 초보자가 더 많이 참가한 것으로 예상할 수 있고, 또 완주자가 2500여명이 늘어나면서 중간기록이 늦어진 경향이 있지만 주 원인은 코스의 난이도가 반영되었다고 보여진다.

그렇다면 고수들의 집단인 서브-3 완주자들의 기록변화는 어떨까? 작년의 서브-3 달성율이 1.82%인 반면에 올해는 1.61%로 약 0.2% 줄어들었다. 하지만 작년과 올해 모두 출전한 참가자의 기록변화를 보면 61%가 기록이 향상되었다.

아래 표는 08년, 09년 춘천마라톤을 모두 참가하여 서브-3를 기록한 참가자의 기록변화를 나타낸 것이다. 작년과 올해 두 대회에서 모두 서브-3를 기록한 참가자는 49명으로 이중 30명(61%)은 기록이 향상되었고, 작년보다 기록이 나빠진 참가자는 19명으로 나타났다. 훈련을 증진하여 기록이 향상된 측면도 있겠으나 단면적으로 비교했을 때는 향상된 참가자가 더 많다.

지난번 춘천마라톤 입상자의 페이스분석표에서도 입상자들의 경우도 41km 오르막에서 페이스가 급격하게 떨어진 경우는 1명에 지나지 않았다.

언덕훈련을 그다지 하지 않은 참가자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41km이후의 오르막으로 인해 60%에 달하는 참가자들이 코스가 나빠졌다는 인상을 주게 된 것이라고 보여진다.

그럼 해결책은 무엇일까? 가장 좋은 방법은 41km지점의 오르막을 깎는 일이지만 현실적으로 쉬워보이지는 않는다. 설령 깎는다고 해도 운동장의 위치상 트랙까지 어느정도 오르막은 불가피하다. 이 지점 오르막이 길고 높은 데 반해 정상에 오른 후 내리막이 상대적으로 짧은 것을 보아도 운동장이 상당히 높게 위치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새로 산뜻하게 단장한 운동장이 좋기는 하지만 접근성이 너무 좋지 않다. 이미 많은 분들이 지적한대로 양쪽 진입로가 주로로 사용되기때문에 차량 접근이 어려워 참가자가 모두 셔틀 혹은 도보로 1-2km를 이동해야 하고, 골인후에도 힘든 몸을 이끌고 주차장까지 가야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또 골인시에도 운동장을 앞쪽을 한바퀴 돌아야 하는 코스로 인해 도로에서 운동장 진입문까지 보도블록의 불량한 착지감, 칩반환처까지의 긴 이동, 협소한 장소로 인해 물품보관소 운영의 번잡함 등의 시행착오를 겪었다. 입지적 조건이 너무나 열악하다.

그렇다면 운동장을 버리고 시내로 나오는 방법을 생각할 수 있다. 골인후 허기가 져도 식사를 할 식당조차도 없는 지금의 운동장은 하나의 섬과 같다. 셔틀을 이용한 참가자는 그대로 운동장에서 춘천을 떠나야 하므로 참가자가 춘천을 제대로 즐길 수 없어 춘천경제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시내의 운동장이 없어진 만큼 운동장 출발-골인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시내 도로위에서 출발하고 골인하면 여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뉴욕이나 시카고, 도쿄, 런던 등 세계의 유수 대도시 마라톤대회도 모두 도로에서 출발하고 도로에서 골인하는 것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