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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 13438, Vote: 32, Date: 2007/04/27 20:41:00
제 목 페이스메이커의 출현과 역할
작성자 운영자
페이스메이커라고 하면 대회에서 노란 풍선을 달고 무리를 지어 달리는 사람, 일명 페메를 떠올릴 것이다. 그러나 페이스메이커는 원래 엘리트 선수들이 좋은 기록 달성할 수 있도록 돕기위해 도입한 제도이다. 페이스메이커에 대해 살펴보기로 한다.

페이스메이커는 언제 시작되었나?

페이스메이커는 훈련시에 누군가가 앞에서 이끌어주거나 그룹을 지어 달릴 때 누군가가 리더가 되어 페이스를 만들어 이끄는 등 일상적으로 존재해 왔다. 그것을 대회의 주최자측에서 선수의 불필요한 견제를 피하기위해 선도적인 역할을 맡을 페이스메이커(래빗, rabbit 혹은 페이스세터, pace setter라고도 부름)로서 유럽과 미국에서 실제 레이스에서 채용하기 시작한 것은 1970년대부터이다. 당시는 주최측이 좋은 기록을 유도하기위해 몰래 페이스메이커를 준비했지만 80년대에 들어와 레이스전에 페이스메이커의 존재와 예정페이스를 공표하게 되었다.

이와 같은 흐름에 대해 1993년 국제마라톤 로드레이스 협회(AIMS)는 협회에 가맹한 주요한 로드레이스 대회에 페이스메이커의 채용을 정식으로 인정했다.(단 세계육상선수권과 올림픽은 제외). 그리고 페이스메이커의 채용에 맞추어 "출발전에 페이스메이커를 공표한다" "남녀를 구분하는 대회에서는 이성이 페이스메이커가 될 수 없다"고 정했다. 즉 여자마라톤대회에서는 남자 페이스메이커를 쓸 수 없다는 것이다.


▲지난 4월 07년 런던마라톤에서 흰색 유니폼을 착용한 페이스메이커들이 선두그룹의 페이스를 이끌며 타워브리지 위를 지나고 있다.

그러나 국제육상연맹(IAAF)이 페이스메이커를 규칙으로 명문화한 것은 2001년이다. 그 원칙 가운데는 "풀마라톤의 페이스메이커는 30km까지로 하고 바람막이 등의 도움행위를 해서는 안된다" "페이스메이커를 사전에 공표하고 선수나 관중이 알 수 있도록 하지 않으면 안된다" "일반선수와는 번호표의 색깔을 달리한다" 등으로 규정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80년대 후반부터 채용되어왔으나 대한육상연맹이 정식으로 페이스메이커의 존재를 공식 발표한 것은 국제육상연맹이 인정한 이후의 대회부터이다.

서바이벌화가 본격화되었다

초기 마라톤레이스는 파란만장한 인생을 투영한 모습과 같았다. 앞서 달리면서 추격을 따돌리고 우승하거나 후반에서 추월하여 대역전극을 펼치는 등 누가 이길 것인지 예상이 어려웠다. 그러나 서서히 선수의 연습량이 풍부해지고 후방에서 달리는 선수가 막판에 추월하여 우승하는 것은 거의 없어졌다. 선두그룹중에서 우승자가 나오는 서바이벌 레이스가 되었다.

페이스메이커의 출현은 선두그룹의 형성을 촉진하고 대회를 보다 고속화하고 서바이벌 레이스를 구축했다.

그러한 레이스에서 우승하기 위해서의 조건은 선두그룹에서 끝까지 떨어져서는 안된다. 페이스메이커가 존재하는 레이스에서는 주최자측에 의해 미리 시나리오가 작성되고, 이 시나리오에 따라 선수가 달리고 페이스메이커가 목표를 달성하고 레이스에서 빠져나간 후부터 선수들이 주역이 되면서 드라마가 만들어진다. 그 때문에 레이스가 담백해지고 스피드가 없는 선수의 출전이 없어지게 되었다. 이렇게 연출해진 레이스에서는 이전 로마 올림픽에서 아피아가도나, 무명의 아베베가 선두를 줄기차게 달려 혜성처럼 데뷰하는 초엘리트의 무명선수의 출현을 보기 힘들게 될 지도 모른다.

페이스메이커가 우승하는 경우도

페이스메이커가 레이스를 이끄는 역할을 하다보니 이들이 30km에서 멈추지 않고 완주하여 우승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뉴욕타임즈의 보도에 따르면 1년에 한 번꼴로 페이스메이커가 중도에 멈추지 않고 완주하여 우승한다고 한다. 그 효시가 Paul Pilkington가 94년 LA마라톤에서 페이스메이커로 참가했으나 2:12:13으로 완주하여 우승했다. 세계기록 보유자인 폴 터갓도 2001년 시카고마라톤에서 페이스메이커인 Ben Kimondiu에 밀려 우승을 놓친 적이 있다. 그 이후 터갓은 페이스메이커도 경쟁자로 인식했다고 한다. 2003년 베를린마라톤에서 폴 터갓이 세계기록을 수립할 때 페이스메이커로 참가한 새미 코리르는 폴 터갓에 1초 뒤지는 2:04:56으로 완주한 바 있다. 코리르의 기록은 지금도 세계 2위의 기록으로 남아있다.

대회에 따라 페이스메이커의 역할도 다양하다. 런던마라톤, 시카고마라톤, 베를린 마라톤은 세계기록 수립을 위해 선두를 이끄는 역할을 하지만, 뉴욕마라톤은 선두그룹의 긴장을 풀어주는 역할을 하는 게 목적이라고 한다. 이와 반면에 보스턴 마라톤은 아예 페이스메이커 제도가 없다.

그러나 뉴욕마라톤 처럼 25km 지점에서 레이스를 포기해야 한다는 계약서를 작성하는 대회도 있다. 최근 뉴욕마라톤 조직위는 2007년에 페이스메이커제도를 없앤다고 발표했다. 관객들, 특히 TV시청자들에게 혼선을 초래할 수 있고, 또 진정한 경쟁의 의미를 퇴색시킨다는 부작용을 수정하기 위한 것이다. 실제 2006년도에는 유명선수보다 무명의 페이스메이커가 계속 TV 카메라에 노출되었고, 여자의 경우 페이스메이커의 페이스가 너무 느려 참가선수들의 불평을 샀다. 수억명에게 노출되는 TV중계에 다른 선수가 더 많이 노출되어 유명선수를 스폰서한 업체들의 반발도 작용했을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지난해 뉴욕마라톤의 경우 남자 페이스메이커는 $5,500, 여자는 $4,000을 받았다고 한다.

기록수립에 페이스메이커는 필수조건

페이스메이커의 역할은 지정된 페이스를 확실히 지키는 것이다. 선수는 쓸데없는 견제를 걱정하지 않고 페이스메이커에 따라 달리면 된다. 스피드있는 선수에 있어 기록은 나기쉽게 된 것이다. 예를 드어 마라톤 세계역대 20걸중에 국제역연이 공식으로 페이스메이커를 인정한 이후 나온 기록이 점하는 비율은 세계남자가 71.4%, 여자가 60.0%이고 이 2년간의 기록의 신장은 눈에 뛴다.

2001년 베를린마라톤에서 2시간 20분의 벽을 깬 다카하시 나오코 선수는 3~4명의 남자 페이스메이커를 붙혀 달렸고 2003년 폴라 래드클래프가 2시간 15분 25초의 경이적인 세계기록을 수립했을 때도 페이스메이커가 있었다. 케냐의 폴터갓이 세계최고기록을 또 한국의 이봉주가 한국기록을 수립했을 때도 페이스메이커가 있었다.

지금 페이스메이커는 세계최고기록을 내기위한 필수조건이 되었다.



마스터스를 위한 페이스메이커는 오버페이스 예방

국내에서 아마추어 주자를 위한 페이스케이커는 99년 춘천마라톤에서 처음 소개되었다. 지금은 종목을 불문하고 하프코스 이상의 레이스에서는 거의 모든 대회에서 페이스메이커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처음 아마추어용 페이스메이커는 기록갱신의 목적도 있지만 초보자가 저지르기 쉬운 오버페이스를 막아 무사히 완주로 이끌어주는 목적도 있다. 외국의 경우 유명 용품사들의 마케팅 및 홍보수단으로 페이싱팀을 운영하는 반면, 국내에서는 주최측이 페이스메이커 자원봉사자를 모집하여 레이스를 이끄는 경우가 많다. 국내에서는 최근 페이스메이커를 전문으로 하는 동호회도 있어 보다 정확하고 전문적인 페이싱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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