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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케냐 올림픽 마라톤에서 우승할 수 있나?
작성자 운영자
베이징 올림픽이 1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참고로 북경올림픽은 8월 8일부터 24일까지 열린다. 올림픽의 꽃으로 불리는 마라톤은 여자의 경우는 8월 17일, 남자는 마지막날인 24일에 열려 대미를 장식하게 된다. 이번 올림픽 마라톤에는 통산 4번째 올림픽에 출전하는 이봉주 선수를 비롯하여 한국의 대표단도 마지막 담금질에 한창이다. 마라톤온라인은 올림픽 마라톤을 앞두고 올림픽 마라톤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연재하여 올림픽 마라톤 관전에 흥미를 더하고자 한다. 모든 것은 아는 만큼 보이고, 올림픽 마라톤 관전도 예외가 아니다.



엘리트 마라토너라면 누구라도 꿈꾸는 올림픽의 금메달. 과연 올해 그 주인공은 누구일까? 국제 마라톤계 동향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케냐 선수에게 높은 가능성을 둘 것이다. 올 봄 런던마라톤이나 보스턴마라톤 등 세계대회의 우승자 면면을 보아도 이러한 예상을 뒷받침하기에 충분하다. 런던에서 1, 2위를 차지한 마틴 렐(Martin Lel)과 사무엘 완지루(Samuel Wanjiru), 보스턴 마라톤의 우승자 로버트 체루이요트(Robert Cheruiyot)도 모두 케냐선수다. 물론 이들 선수 모두 케냐의 올림픽 대표로 선정되었다. 올봄 파리, 런던, 로테르담 마라톤 등 세계 메이저대회에서 6명의 케냐선수가 sub-2:07을 기록했으며 2:07:46의 기록으로 보스턴마라톤을 제패한 체루이요트 선수도 코스가 쉬운 다른 대회에 나갔더라면 sub-2:07을 기록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올해 최고의 마라토너라면 단연 런던에서 2:05:15의 기록으로 개인최고기록을 수립한 마틴 렐이다. 체루이요트 선수도 보스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단독질주로 우승했다. 이렇게 보면 이번 올림픽 마라톤 금메달 향방은 정해진 게 아닌가라고 생각할 정도이다.

마라톤 메달과 인연이 없는 케냐

중장거리 대회라고 하면 대부분 케냐를 연상하시키고, 지난 최근 20년동안 보스턴마라톤에서 16회나 케냐 선수가 우승했지만 실제 올림픽에서 아직 금메달을 따지못했다. 올림픽 마라톤 역사상 3개의 메달만 땄는데 그중 둘은 한 사람이 2개를 딴 것이다.

더글라스 와키후리(Douglas Wakiihuri) 1988년 은메달
에릭 와이나이나(Eric Wainaina) 1996 동메달
에릭 와이나이나(Eric Wainaina) 2000 은메달

도로경주와 트랙의 중장거리 종목에서 두각을 보이지만 케냐는 올림픽 금메달과는 인연이 없다. 1896년이래 25회의 마라톤 종목이 치러졌지만 13개국만 금메달을 획득했으며 2선수만 2회에 걸쳐 금메달을 획득했다. 한국도 1936년 고 손기정옹과 1992년 황영조 선수(현재 국민체육진흥공단 감독)가 금메달을 획득했다. 마라톤은 한 나라가 수년에 걸쳐 우위를 차지하기 힘든 종목이라 생각된다. 하지만 케냐가 중장거리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고, 5000m와 10000m 종목에서 빠른 선수들이 마라톤에서 좋은 성과를 내는 것을 감안하면 케냐가 올림픽에서 부진한 것은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있다. 그래서 혹자는 마라톤선수를 중거리 실력으로 선발한 후 그들을 키워 계속해서 마라톤에서도 실력을 내도록 해야한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정말 흥미로운 것은 1980년대와 1990년대 케냐의 뛰어난 중거리선수들을 살펴보면 마라톤으로 전향하는 경우는 별로 없다는 것이다. 트랙에서 스타로 활동하다 마라톤으로 전향한 유일한 선수가 폴 터갓뿐이다. 그러나 이전의 경우를 보면 케냐 선수들이 그런 깊이를 보여주지도 못했고 뛰어난 올림픽 마라톤 팀도 만들지 못했다. 케냐 선수들이 올림픽이 열리는 해에 보스턴마라톤이나 런던마라톤에서 우승한 경우는 있는가? 보스턴마라톤에서는 그렇지만 런던마라톤에서는 그렇지 못하다. 다음은 올림픽이 열렸던 해의 런던마라톤 우승자 면면이다.

1988년(서울) - Henrik Jorgensen(덴마크)
1992년(바르셀로나) - Antonio Pinto(포르투갈)
1996년(아틀란타) - Dionicio Ceron(이탈리아)
2000년(시드니) - Antonio Pinto(포르투갈)
2004년(아테네) - Evans Rutto(케냐)

2004년 폴 터갓과 노장 에릭 와이나이나 2명이 케냐의 올림픽 대표로 선발되었으나 루토는 출전자격을 얻지 못했다. 한 나라에서 최대 3명까지 대표를 출전시킬 수 있음에도 케냐는 풍부한 인적자원이 있음에도 2명만 파견한 것도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다. 800~10000m 메달리스트들이 왜 마라톤으로 전향하지 않는가도 명확하지 않다. 추정컨데 그들은 중거리에서 이미 성공하여 금전적인 혜택도 누렸고 또 마라톤을 위해 어려운 훈련을 해도 그에 따르는 인센티브가 없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들은 어린 나이에 이미 성공에 따른 연금을 받기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올해 케냐가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하는 해가 될 것인가? 물론 도박으로 베팅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쩌면 그 대답은 '노'일지도 모르겠다. 올림픽 마라톤의 역사를 보면 올림픽 마라톤에서 우승을 예상하기가 너무 힘들다는 것이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도 많은 전문가들이 1년전 베를린마라톤에서 세계기록을 수립했던 폴 터갓의 금메달을 점쳤다. 그는 출전 선수의 기록으로 따졌을 때 2위였던 남아공의 거트 타이스와 90초 이상의 차이가 났었다. 결과는 예상을 뒤엎고 그해 런던마라톤에서 2시간 8분대로 4위를 차지했던 이탈리아의 스테파노 발디니 선수에게 돌아갔다.

마라톤에서는 실력외 다양한 요소들이 작용

결과를 예상하기 힘든 것에는 여러가지 요인들이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한 나라에서 3명의 주자를 내보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렇게 하면 각 국가가 한 명의 출전자를 내는 것보다 훨씬 더 국가별 우열이 적어지게 된다.

그 다음이 올림픽 마라톤의 코스 때문이다. 올림픽코스는 평평하거나 직선코스가 잘 없다. 바르셀로나 올림픽때 몬주익 언덕도 그렇고, 시드니 올림픽때의 안작대교 오르막 등이 좋은 예이다. 올림픽 코스는 언덕 등을 고려하지 않고 도심을 꾸불꾸불 가로지르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이들은 다른 레이스와 달리 레이스 전략도 바꾸게 되고 기록을 노리고 치고 나가기보다는 순위를 차지하기위해 눈치전을 펼치게 되는 것이다. 즉, 실력보다는 전략이 더 중요해질 수 있다. 더군다나 올림픽에서는 국제대회에서 볼 수 있는 페이스메이커도 없다.

마지막으로 기후환경이다. 하계 올림픽인 만큼 기후가 덥고 습하다. 이번 북경은 더욱 그렇다. 그러나 올림픽 준비기간의 케냐의 고지대는 온화고 건조한 겨울시즌이라 케냐인들에게 적합하지 않다. 7월 케냐의 기온은 북경과 판이하다. 가장 잘 알려진 훈련장소인 엘도레트(해발 2,100m)의 경우 최고기온이 20도, 아침은 10-11도 정도의 온화하고 건조한 기후이다. 이와 반면 8월 하순 북경의 기온은 출발시가 28.7도, 골인시간은 32도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되고 습도도 55% 안팎으로 예상된다.

그래도 희망은 있다

가장 각광을 받고 있는 선수가 새미 완지루이다. 그는 이미 하프마라톤 세계기록을 수립한 바 있으며 처음 두번의 마라톤대회에서 평균 2:06:01을 기록할 정도로 두각을 드러냈다. 더군다나 그는 북경과 기후조건이 비슷한 일본에 적을 두고 일본코치 아래서 훈련하고 있다. 그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한다면 그는 사상 최연소 금메달리스트가 된다. 그는 올해 21세이다. 참고로 70년생인 황영조 선수가 92년 바르셀로나에서 금메달을 땄을 때도 만21세였지만 완지루가 몇개월 더 어리다. 현재 마틴 렐이 최고의 실력을 보이고 있지만 완지루가 오랫동안 일본에서 활동해왔다는 점에서 더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실제 이번 케냐의 선수단의 면모는 사상 최고의 진용이라 할 수 있는 만큼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과연 올림픽 금메달 운이 없는 케냐의 징크스가 깨질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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