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남은 2.195km도 얕볼 수 없다. 이 2km 남짓한 거리를 1km 7분으로 달린다면 아직 15분 이상을 달려야 하는 거리이다. 페이스가 떨어져 1km 8, 9분 걸리는 느린 페이스로 달리는 달림이라면 20분 이상 걸리고 완전히 걷는 사람이라면 아직 30분 이상이 남아 있다.
게다가 40km 거리표시판을 보면서 "이제 곧 끝난다"고 생각한 상황이기 때문에 오히려 더 길게 느껴질 수도 있다. 40km를 지난 후의 상황을 너무 만만하게 보면 힘든 상황에 부딛히게 될 수도 있다.
특히 주의해야할 사람은 목표기록이 아슬아슬한 상황에서 달리는 주자이다. 계산하기 쉽게 40km를 기준으로 해서 자신의 구간기록과 남은 거리에서 주파해야할 페이스를 산출하거나 골인시간을 예측하면서 레이스에 임하는 사람이 있다.
남은 2.195km는 빠른 주자라도 10분 가깝게 시간이 걸린다. 더욱이 40km까지 목표로 한 페이스로 달렸다고 해도 2km 남짓한 거리에서 기가 꺾여 갑자기 페이스가 떨어지는 경우도 있으므로 마지막까지 긴장을 풀지말아야 한다.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2km를 달린 후 마지막 '0.195km'도 마음을 놓을 수 없다. 195m라는 거리도 생각보다 길다. 1km 5분의 페이스로 달린다고 하면 200m에 1분이 걸린다는 의미다. 앞에서 페이스계산에 대한 이야기에서 처럼 서브-3나 서브-4를 목표로 하여 달리는 달림이가 42km에 딱 맞춰 계산했다면 목표에 수십초에 미치지 못하는 애석한 결말이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
42km이상의 거리를 달린 탓에 목표시간에 불과 몇초, 몇십초가 모자라는 시간으로 골인하게 되면 애석하고, 또 분통을 터뜨릴 일이다. 짧은 거리의 레이스라면 또 내일 도전보거나 다음은 '복수하자!'고 생각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풀마라톤의 재도전은 내일 다시 바로 할 수 있는 종목이 아니다. 훈련이나 식사를 포함한 컨디션관리에도 시간이 걸리고 조정을 거친 다음에 레이스에 참가해야 하므로 다시 한 번 도전하기위해서는 그것에 상응하는 준비기간이 필요하다. 이와 같은 후회를 남가지 않고 달리기위해서도 '2.195km'를 얕보아서도 또 방심해서도 안된다.
최후의 순간까지 "이제 조금만 더 가면 된다"는 생각으로 너무 긴장하여 다리에 경련이 발생하는 사람도 있다. 실제 골인하는 경기장에 들어와 마지막 직선부분, 약 70m를 남겨놓고 다리에 경련을 일으켜 쓰러지는 달림이들을 가끔 볼 수 있다. 거기에서 거의 기어가다시피 골인하여 마지막 70m에 3분이 걸린 경우도 목격한 바 있다.
골인 직전에는 달림이의 근육피로도 극한상태가 된다. 유산은 쌓이고, 나트륨이 부족해져 언제 문제가 발생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초보자의 경우 골인 전 연도의 응원과 환호에 의해 흥분과 감동으로 자신이 감내할 수 있는 한계이상의 힘을 쏟게 되어 결과적으로 골직전에 다리에 경련이 발생할 수도 있다.
연도의 환호가 쏟아지는 영광의 무대에서 바둥거리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꼴사납기까지 하다. 실제 '꼴사납다'고 생각하면서 환호를 보내는 사람은 없겠지만 실제 창피한 생각이 드는 것은 그 달림이 본인이다. 마지막 피니시라인까지가 레이스라고 생각하고 확실히 달려 골인하도록 하자.
글 : [마라톤 레이스 필승법] 김철언(재일교포 마라톤코치, 일본육상경기연맹 강화위원)
날 개
대미를 멋지게 장식할 수 있어야 뒤 끝이 개운합니다.
그러려면 평소에 극한 훈련으로 자기 능력의 한계를 확장해 놓아야 합니다.
제 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