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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
하프에서 풀로 넘어가려던 저였으나 일 년전에 발생한 허리디스크로 마라톤은 제 인생에서 영원히 끝났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다가 다시 일을 알아보려고 구직을 하던 중 "서산"에서 직원을 모집한다는 글에 갑자기 제가 많이 갔고 제일 좋아했던 "서산마라톤"이 떠올라 사이트에 들어가보니 참가모집은 이미 끝났네요. 굳이 가려고 그런건 아닌데, 괜히 못간다니 정말 가지말아야 하나 마라톤을 정말 포기해야 하는건가 생각하면 그렇게나 가고싶어만 집니다. 왜 굳이 사서고생이냐고 할 수도 있는데, 마라톤은 제 삶에 있어서 뭔가 왜라고 딱 설명할 수는 없지만 절대 놓고는 싶지 않은 그런 것이었어요. 달리면 다리가 아프고 힘들어 다 그만두고 싶어도... 그래서 더 매력이었고 내가 독하나 니가 독하나 한번 해보자 뭐 이렇게 절 부추겼고 그 매력에서 헤어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포기하지 않으면 실패하지 않는다. 매사에 느리고 똑부러지지 않는 제게 이 마라톤이란 녀석은 1등이 아닌 완주만으로도 누구에게나 승리를 안겨 주었습니다. 그렇게 누구나 승리자가 될 수 있는 마라톤이 참 좋았던 것 같습니다. 마라톤을 할 수 없게 되어 보니, 너무나 하고 싶습니다. 의사 선생님께 저는 마라톤도 해서 허리가 튼튼할거라고 했는데, 최근 학회에서는 마라톤도 허리에 무리를 준다고 밝혀졌다며 겁을 주었습니다. 나이든 사람들은 누구나 크게 의식하지는 못해도 디스크 하나 쯤 있다 하던데, 저도 그냥 달리면 안되는 걸까요? 봄이 다가오는 이 시기가 마라톤을 계속 생각나게 하네요.
